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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경제학의 기본원리3

by ImHaeU 2023. 12. 29.

  우리는 지금 계속해서 표준경제학의 기본원리를 살펴보고 있다. 표준경제학에서는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라고 전제한다. 즉 인간이란 스스로 내린 결정에 대해 필요한 정보를 모두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 앞에 놓인 여러 선택사항에 가치를 충분히 따져볼 수도 있고 각 선택이 미칠 결과를 가늠하는데 인식론적으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한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논리적이며 분별력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표준 경제학에서는 우리가 간혹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혹은 시장에 도움을 받아 그 잘못으로부터 바른 것을 찾아 나간다고 본다. 경제학자들은 구매 경향에서부터 공공 정책에 이르기까지 이런 전제로부터 끌어낸 결론을 폭넓게 적용한다.
  그러나 인간은 표준경제학 이론에서 존재하는 것과는 달리 의사결정에서 그리 이성적이지 못하다. 다만 우리의 비이성적인 행동이 우발적이라든가 막연하지만은 않고, 체계적이며 예측할 수 있다. 우리 뇌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작동이 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똑같은 형태의 실수를 거듭 반복하게 마련이다. 이처럼 인간의 결정을 잘 알고 있는 행동경제학에서 인간 본성을 바라보는 관점은 그에 비해 한참이나 암울하다. 행동경제학은 우리 인간이 이상적인 존재와는 여러 면에서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인간이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에 얼토당토않은 영향을 잘 받는 존재라고 본다. 그뿐만 아니라 개연성 없는 감정과 근시안적인 생각 등 여러 형태에 비이성적인 행동을 곧잘 저지르고 본다. 하지만 이런 오류에서 개선의 여지도 생긴다. 어떤 판단을 내릴 때 예외 없이 일정한 패턴에 오류를 범한다고 하면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새로운 전략과 도구 방법을 개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 바로 이 점이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공짜 점심에 진정한 의미이다. 더 나은 판단을 내림으로써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줄 도구와 방법과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경제 기본원리 4가지는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어떻게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하는지 3가지 원리로 알아보자.

기본원리 5 : 자유 거래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
  일본이 세계시장에서 미국의 강력한 경쟁국으로 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미국 기업들과 일본 기업들이 같은 상품을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이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 간의 경쟁에 대해 오해하면 안 된다. 미국과 일본의 무역은 운동경기처럼 어느 한쪽이 승리하면 다른 한쪽이 패배하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두 국가의 무역은 양국을 모두 이롭게 한다. 그 이유는 무역이 여러분의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여러분의 식구 중에 한 사람이 직장을 구하고 있다면, 그는 다른 집 식구 중에 직장을 구하는 어떤 사람과 경쟁하는 것이다. 모든 가정은 최고의 상품을 최저의 가격으로 구입하려고 하기 때문에, 각 가정은 물건을 구입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가정과 경쟁한다. 따라서 모든 가정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경제 내의 다른 모든 가정과 경쟁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사람에게서 스스로 고립되는 것이 여러분의 가족에게 더 득이 되지 않는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여러분의 가족은 스스로 농사를 지어야 하고, 옷을 만들어야 하고, 집도 지어야 할 것이다. 여러분의 가족은 다른 가족과 거래함으로써 분명히 많은 이득을 얻는 것이다. 사람들끼리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농사일이든, 바느질이든, 집 짓기든 모든 사람이 각자 가장 잘하는 일에 특화할 수 있다. 사람들은 거래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국가도 거래를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 국가 간의 교역을 통해 각 국가는 그들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 특화할 수 있고, 보다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한 국가는 세계 경제 속에서 경쟁자인 동시에 파트너가 된다.

기본원리 6 : 일반적으로 시장이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좋은 수단이다.
  세계적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일어난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1980년대에 발생한 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일 것이다. 공산국가들은 공무원들이 희소자원의 배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리라는 전제 아래 경제를 운영해 왔다. 이 계획담당자들은 어떤 재화와 서비스를 누가 생산하고, 얼마나 생산해야 하며, 누가 소비해야 하는지 등을 모두 결정했다. 계획경제는 정부만이 국가 전체의 경제적 후생을 가장 잘 증진하게 시킬 수 있다는 논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오늘날에는 과거 중앙집권적인 경제 체제를 유지하던 국가들이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장경제에서는 경제계획 담당자가 결정할 사항들을 무수히 많은 기업과 가계들이 가격과 사적 이윤을 근거로 대신 결정한다.
  고전학파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1776년 저술한 국부론에서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발견을 했다. 그것은 가계와 기업들이 시장에서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리는 것처럼 행동하여 바람직한 시장 성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즉,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활동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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